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이 공격받고 미국 물가는 다시 뛰는데, ‘위기에 강하다’는 금은 오히려 무너졌습니다. 1월 말 온스당 5,590달러 안팎까지 올랐던 국제 금값은 10월 30일(미국 기준) 뉴욕 시장에서 3,898.90달러로 마감했습니다. 약 1년 만의 최저 수준입니다. 금 통장을 가진 사람도, 돌반지를 서랍에 넣어둔 사람도 같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. 불안한 시기에 왜 금이 떨어질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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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장 큰 이유는 미국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. 금은 이자를 주지 않아서 금리가 높을수록 들고 있는 부담이 커집니다. 중동 긴장은 이번에 금을 사야 할 이유보다 유가와 물가, 금리를 밀어 올리는 재료로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. 여기에 주식 손실을 메우려는 현금화 매도까지 겹쳤습니다. 다만 금을 찾는 수요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. 9월까지의 통계에서는 ETF 자금과 중국 중앙은행 매입이 오히려 늘었습니다.
지금 금값은 어디까지 내려왔나
| 구분 | 최근 수치 | 고점과 비교 |
|---|---|---|
| 국제 금(뉴욕 종가, 10월 30일) | 온스당 3,898.90달러, 전일보다 132.50달러(-3.29%) | 1월 28일 고점(약 5,589~5,595달러)보다 약 30% 낮음 |
| KRX 금시장(10월 30일 종가) | 1g당 17만1,020원 | 3월 3일 최고가(24만9,200원)보다 31.4% 낮음 |
| 순금 한 돈(한국금거래소, 11월 1일 고시) | 살 때 73만1,000원, 팔 때 62만6,000원 | — |
국제 금값은 10월 23일 장중 3,975달러까지 밀리며 약 3개월 만에 4,000달러 아래로 내려갔습니다. 이후 4,000달러 선을 잠시 회복했지만 다시 떨어졌습니다.
국내 금값은 대체로 국제 시세에 원/달러 환율을 곱한 값을 따라갑니다. 그래서 환율이 오르면 국제 시세가 내려도 국내 금값은 덜 떨어집니다. 내 금의 손익을 국제 금값 하락률로 그대로 계산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.
위기인데도 금이 떨어지는 네 가지 이유
금리 인상 가능성이 살아났습니다. 미국 연방준비제도(연준)는 9월에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올렸습니다. 10월 28일(한국시간 29일)에는 3.75~4.00%로 동결했지만, 표결은 10대 2였고 반대한 두 위원은 0.25%포인트 인상을 주장했습니다. 언론이 전한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은 약 78~80%입니다.
유가가 물가 걱정을 키웠습니다. 보통은 지정학 위기가 금값을 끌어올린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. 이번에는 ‘중동 긴장 → 유가 상승 → 물가 상승 → 고금리 장기화’라는 걱정이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. 9월 미국 PCE 물가는 1년 전보다 3.6% 올랐고,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PCE도 3.1% 올랐습니다.
달러와 국채금리가 부담을 더했습니다.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% 안팎에 이르자,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자산과 비교되는 금의 매력이 줄었습니다.
주식 손실을 메우려고 금을 팔았습니다. 10월 22일 AI 기술주가 급락한 날 금값도 하루 약 3% 떨어졌습니다. 금은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어서 손실을 메울 돈이 급할 때 먼저 팔리곤 합니다. 주식과 금이 함께 빠지는 날도 있다는 뜻입니다.
이 네 가지가 각각 얼마나 하락에 기여했는지는 나눠 계산할 수 없습니다. 어느 하나만을 원인으로 단정하기보다, 서로 맞물려 작용했다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.
파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
- ETF: 세계금협회(WGC)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금 ETF에 310억 달러가 들어와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.
- 중앙은행: WGC 기준으로 중국 인민은행은 9월에 금 23톤을 샀습니다. 2023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입니다.
- 국내 수요: 9월 국내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291억 원이었습니다.
반대 신호도 있습니다. 9월 말 COMEX의 순매수 포지션은 줄었습니다. 무엇보다 ETF 자료는 9월 말까지만 나와 있어서, 10월 급락 뒤에도 이 수요가 이어졌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.
전망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
로이터가 애널리스트 30명에게 물은 설문에서 연평균 금값 예상치(중앙값)는 2026년 4,495달러, 2027년 4,650달러였습니다. 현재 가격보다 높아 보이지만, 이 숫자는 연평균 예상치이지 목표가가 아닙니다. ‘여기까지 오른다’는 뜻으로 읽으면 곤란합니다.
단기 변수는 유가, 미국 금리, 달러입니다. 다음 연준 회의는 12월 8~9일이고, 그 전에 나오는 고용과 물가 지표도 금리 전망을 흔들 수 있습니다. 다만 지표 하나로 금값의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.
금을 이미 갖고 있다면: 내 매입 단가부터 적어 보기
- 평균 매입 단가를 확인하세요. 언제 샀는지에 따라 같은 시세도 수익일 수도, 손실일 수도 있습니다. 고점 대비 하락률보다 내 단가와 현재 팔 수 있는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먼저입니다.
- 쓸 시기가 정해진 돈인지 나눠 보세요. 가까운 시일 안에 전세금이나 학비로 써야 하는 돈이라면 가격 변동을 버틸 시간이 짧습니다. 반등을 기다리는 것도, 더 사는 것도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. 원금 변동 없이 맡길 곳을 찾는다면 5대 은행 예금 금리와 특판, 세후 이자 비교도 함께 보세요.
- 전체 자산에서 금의 비중을 확인하세요. 10월처럼 주식과 금이 함께 빠질 수도 있습니다. 금이 항상 주식 손실을 막아 준다고 가정하면 위험합니다.
- 상품별 세금과 수수료를 확인하세요. 같은 금이라도 보유 방식에 따라 실제 수령액이 달라집니다.
살까 말까 고민 중이라면: 시세보다 먼저 볼 비용
많이 떨어졌다고 해서 바닥이라는 뜻은 아닙니다. 시세만큼 중요한 것이 사고파는 비용입니다. 11월 1일 한국금거래소 고시 기준으로 순금 한 돈의 살 때와 팔 때 가격 차이는 10만5,000원입니다. 살 때 가격의 약 14.4%입니다. 이 고시가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팔 때 가격이 약 16.8% 올라야 본전입니다.
| 방법 | 세금·비용(매일경제 2026년 1월 26일 보도 기준) | 눈여겨볼 점 |
|---|---|---|
| 골드바 | 살 때 부가세 10%, 세공비 5% 안팎 | 금값이 최소 15% 이상 올라야 수익 구간. 1kg 이하를 1년 이상 보유하면 매매차익 양도세 없음 |
| KRX 금시장 | 양도세·배당소득세 비과세, 거래수수료 약 0.3% | 증권사 전용 계좌 필요. 실물로 인출하면 부가세 10% |
| 은행 골드뱅킹 |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 15.4%, 매매 수수료 1% 내외 | 실물로 인출하면 부가세 10% 추가 |
| 금 선물 ETF | 운용보수,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 15.4% | 상품별 구조 확인 필요 |
세금과 수수료 기준은 바뀔 수 있으니 거래 전에 금융사에서 다시 확인하세요. 방법별 차이는 금 사는 4가지 방법, 세금·수수료 비교에서 더 자세히 정리했습니다. 결정 전에 다음 세 가지를 스스로 물어보면 도움이 됩니다.
- 금값이 여기서 더 내려도 팔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돈인가?
- 실물이 꼭 필요한가, 아니면 가격 변동만 따라가도 되는가?
- 한 번에 사야 할 이유가 있는가, 아니면 시기를 나눠도 괜찮은가? 시기를 나눠도 하락 위험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.
돌반지·실물 금을 갖고 있다면: 팔기 전에 견적부터
- 순도와 무게를 먼저 확인하세요. 11월 1일 한국금거래소 기준 팔 때 가격은 한 돈에 순금 62만6,000원, 18K 46만200원, 14K 35만6,900원입니다.
- 고시가를 그대로 받는다고 생각하지 마세요. 국제 금값이나 살 때 가격은 내 돌반지의 매입가가 아닙니다. 실제 금액은 제품 상태와 업체 기준에 따라 달라집니다.
- 같은 날 두세 곳에서 견적을 받아 보세요. 순도, 실제 중량, 차감액을 물어보고 최종 실수령액을 비교하면 됩니다.
- 급하지 않다면 시세만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. 가족의 기념품이라면 투자 상품과 목적이 다릅니다. 생활비가 급하다면 다른 자금 수단의 비용과 금을 팔 때의 차감액을 비교해 보세요.
금값 뉴스를 볼 때는 숫자의 기준도 함께 확인하세요. 국제 시세, KRX 시세, 금거래소 고시가는 서로 다른 가격이고 고점 날짜도 다릅니다.
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. 시세는 기준 시점과 업체에 따라 다르므로 거래 전에 직접 확인하세요.
출처
공공기관·통계
– 미국 연방준비제도, FOMC 성명(2026-10-28): https://www.federalreserve.gov/newsevents/pressreleases/monetary20261028a.htm
– 미국 연방준비제도, FOMC 일정(2026-11-02 확인): https://www.federalreserve.gov/monetarypolicy/fomccalendars.htm
– 미국 경제분석국(BEA), Personal Income and Outlays, September 2026(2026-10-29): https://www.bea.gov/news/2026/personal-income-and-outlays-september-2026
– 세계금협회(WGC), Gold ETF Flows: September 2026(2026-10-07): https://www.gold.org/goldhub/research/gold-etfs-holdings-and-flows/2026/10/
– 세계금협회(WGC), Gold Market Commentary(2026-10-07): https://www.gold.org/goldhub/research/gold-market-commentary-september-2026
언론
– 헤럴드경제(2026-11-01): https://biz.heraldcorp.com/article/10921658
– 파이낸셜뉴스·뉴시스(2026-10-31): https://www.fnnews.com/news/202610310900382616
– 글로벌이코노믹(2026-10-31): https://g-enews.com/article/Global-Biz/2026/10/202610312223106053e7e8286d56_1
– AP, BC-Gold-Silver(2026-10-30): https://www.reflector.com/news/national/bc-gold-silver/article_9ff036b2-08c5-5b1d-b1a9-21d2de99f50a.html
– 야후 파이낸스(2026-10-30): https://finance.yahoo.com/personal-finance/investing/article/gold-price-today-friday-october-30-2026-gold-slips-below-4000-as-mid-east-concerns-mount-111451238.html
– 지디넷코리아(2026-10-26): https://zdnet.co.kr/view?no=20261026082602
– 키트코(2026-10-15): https://www.kitco.com/news/article/2026-10-15/china-buys-gold-dip-etf-holdings-hit-record-and-holiday-demand-lifts-q4
– 게임톡(2026-11-01): https://www.gametoc.co.kr/news/articleView.html?idxno=112667
– 한국경제(2026-10-10): https://www.hankyung.com/article/2026101035187
– 매일경제, 다음 게재(2026-01-26): https://v.daum.net/v/20260126060003073
– 로이터(Reuters), 금 가격 전망 설문(2026-10-27, Investing.com 게재): https://www.investing.com/news/economy-news/strong-dollar-high-yields-drag-on-gold-outlook-but-centralbank-demand-lends-support-4975805